작성자: 다니엘 선생님, ESL 교육자 & 일상 호기심 시리즈 작가
1986년, 우주왕복선 챌린저(Challenger)호가 폭발한 다음 날 아침, 미국의 대학 신입생들이 그 소식을 어떻게 처음 들었는지 글로 적었습니다. 그때 어디에 있었는지, 누가 소식을 전해 주었는지 말이에요.
2년 반이 지난 뒤, 심리학자 울릭 나이서(Ulric Neisser)와 니콜 하르슈(Nicole Harsch)는 이제 4학년이 된 같은 학생들에게 똑같은 질문을 다시 했습니다. 새로 쓴 이야기는 사고 다음 날 아침에 쓴 글과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았어요. 40명 중 11명은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이 바뀌어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대부분은 자기 기억이 맞다고 강하게 확신했어요.
어떤 순간은 머릿속에 새겨진 것처럼 생생한데, 평범한 몇 달은 통째로 사라져 버립니다. 그리고 그렇게 새겨진 듯한 순간조차 생각만큼 단단하지 않을 수 있어요.
한 줄 요약: 우리 뇌는 카메라처럼 모든 것을 녹화하지 않습니다. 무엇이 남는지는 주로 그때 주의를 기울였는지, 감정이 얼마나 강했는지,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그리고 그 후 몇 시간과 밤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에 달려 있어요. 강한 감정은 기억을 생생하고 확실하게 느끼게 하지만, 그 느낌이 기억이 정확하다는 증거는 아닙니다.
무엇이 기억에 남을지 정하는 네 가지
1. 정말로 주의를 기울였나요?
기억은 주의에서 시작됩니다. 1979년의 고전적인 연구에서 연구자 니커슨(Nickerson)과 애덤스(Adams)는 미국인들에게 기억만으로 1센트 동전(penny)을 그려 보게 했습니다. 대부분 수없이 본 동전이었지만, 그림 속 특징들은 엉뚱한 자리에 있거나 동전 뒷면의 내용이 섞여 있었어요. 이후 UCLA의 앨런 캐슬(Alan Castel) 연구팀은 한 건물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가까운 소화기가 어디 있는지 물었습니다. 대부분이 대답하지 못했지만, 막상 찾아보라고 하자 몇 초 만에 찾아냈어요.
무언가를 여러 번 보는 것과 그것을 제대로 알아차리는 것은 다릅니다. 뇌는 대개 대략적인 요지만 저장해 두고, 나머지는 나중에 채워 넣어요.
2. 무언가를 느꼈나요?
신경과학자 제임스 맥고(James McGaugh)는 “어떤 사건은 잘 기억되고, 어떤 사건은 거의 기억되지 않거나 전혀 기억되지 않는” 이유를 수십 년 동안 연구해 왔습니다. 그 답의 큰 부분은 감정이에요.
신나거나 무섭거나 속상한 일이 생기면 몸은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합니다. 이 호르몬들은 뇌 속의 작은 아몬드 모양 부위인 편도체(amygdala)에 작용해요. 맥고와 동료 래리 케이힐(Larry Cahill)에 따르면, 편도체가 기억 자체를 저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신 해마(hippocampus) 같은 다른 부위에 이 경험을 더 강하게 저장하라는 신호를 보내요.
여기서는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동물 실험에서 아드레날린은 학습 직후에 주었을 때 기억을 향상시켰어요. 1994년의 한 인간 연구에서는 아드레날린의 일부 작용을 막는 약인 프로프라놀롤(propranolol)을 복용한 사람들이 감정적인 이야기에 대해 평소 나타나는 기억 향상 효과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즉, 기억은 사건이 끝나는 순간 완성되는 것이 아니에요. 그 후 몇 시간 동안 콘크리트처럼 계속 “굳어 가는” 거죠.
3. 얼마나 오래전 일인가요?
1885년, 독일의 심리학자 헤르만 에빙하우스(Hermann Ebbinghaus)는 망각에 관한 최초의 체계적인 실험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그는 오직 자기 자신만을 대상으로 실험했어요. “WID”나 “ZOF” 같은 무의미 음절 목록을 외운 다음,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 때 각 목록을 얼마나 더 빨리 다시 외울 수 있는지를 측정했습니다.
그 결과가 바로 망각 곡선(forgetting curve)으로 알려지게 되었어요. 망각은 처음에 매우 빠르게 일어나다가 점점 느려집니다. 2015년, 연구자 뮈레(Murre)와 드로스(Dros)는 한 명의 참가자로 이 실험을 다시 해 보았고, 에빙하우스의 결과와 비슷한 결과를 얻었어요.
평범한 화요일이 기억에서 사라지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감정적이거나 특별한 일이 없었고, 그 뒤로 한 번도 떠올리지 않았으니까요. 그냥 곡선을 따라 미끄러져 내려간 거죠.
4. 하룻밤 자고 났나요?
잠은 기억에게 단순한 휴식이 아닙니다. 2013년의 중요한 리뷰 논문에서 비에른 라슈(Björn Rasch)와 얀 보른(Jan Born)은 잠이 배운 것을 간직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100년이 넘는 연구를 정리했어요. 잠자는 동안, 특히 깊은 서파 수면(slow-wave sleep) 동안 뇌는 최근의 기억을 다시 활성화하는 것으로 보이며, 이 기억들을 해마에서 대뇌 피질의 장기 저장소로 서서히 옮깁니다.
잠은 기억을 가려서 남기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고든 펠트(Gordon Feld)와 수잔네 디켈만(Susanne Diekelmann)의 2015년 리뷰에 따르면, 잠은 감정이 담긴 기억이나 앞으로 필요하다고 알고 있는 정보처럼 우리에게 중요한 기억을 우선적으로 챙기는 경향이 있어요. 세부 내용은 아직 논쟁 중이지만, 기본적인 생각은 충분히 뒷받침되고 있습니다.
생생하다고 해서 정확한 것은 아니에요
1977년, 심리학자 브라운(Brown)과 쿨릭(Kulik)은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던 순간에 대한 선명한 기억을 섬광 기억(flashbulb memories)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들은 뇌에 이런 순간을 위한 특별한 “지금 인화(print now)” 장치가 있다고 보았어요.
하지만 이후의 연구는 다른 결과를 보여 줍니다. 2001년 9·11 테러 다음 날, 듀크 대학교의 제니퍼 탈라리코(Jennifer Talarico)와 데이비드 루빈(David Rubin)은 학생 54명에게 그 소식을 어떻게 들었는지 적게 했습니다. 최근에 있었던 평범한 일에 대해서도 물었어요. 그리고 1주, 6주, 또는 32주 뒤에 학생들을 다시 조사했습니다.
두 종류의 기억 모두 시간이 지나면서 비슷한 속도로 바뀌었어요. 그런데 희미해졌다고 느낀 것은 평범한 기억뿐이었습니다. 9·11에 대한 기억은 여전히 생생했고, 학생들은 그 기억을 계속 확신했어요. 연구진은 논문 제목을 “섬광 기억의 특징은 일관성이 아니라 확신이다(Confidence, not consistency, characterizes flashbulb memories)”라고 붙였습니다.
그러니 감정은 어떤 사건이 기억에 남도록 돕기는 합니다. 그 일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잊기는 어렵죠. 하지만 그때 어디에 있었는지, 누가 말해 주었는지 같은 주변의 작은 세부 사항은 여전히 또렷하게 느껴지면서도 조용히 바뀔 수 있어요.
오늘 밤 해 볼 수 있는 작은 실험
- 잠들기 전에 2분 동안 오늘 있었던 세 순간을 자세히 떠올려 보세요. 무엇을 보고, 듣고, 느꼈는지까지요. 기억을 일부러 떠올린 다음 자고 나면 더 오래 남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 중요한 일이 생기면 하루 안에 몇 줄이라도 적어 두세요. 몇 년 뒤 그 메모를 지금 “기억하는” 내용과 비교해 보세요. 챌린저호 연구의 학생들처럼 깜짝 놀랄지도 몰라요.
이 글에 나온 유용한 영어 표현
- vivid: 머릿속에 매우 선명하고 생생한 (“a vivid memory” 생생한 기억)
- the gist: 세부 내용을 뺀 핵심, 요지
- flashbulb memory: 놀라운 소식을 들었을 때 자신이 어디에 있었는지에 대한 아주 선명한 기억 (섬광 기억)
- consolidate: 더 강하고 안정적으로 만들다; 기억의 경우, 더 단단히 저장하다 (공고화하다)
- sleep on it: 결정을 내리기 전에 하룻밤 자며 생각해 보다
함께 읽어 보세요: 왜 어떤 냄새는 기억을 그토록 강하게 불러올까요? / 왜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더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질까요?
다니엘의 한마디
이 글은 왜 어떤 기억은 오래도록 또렷하게 남고, 어떤 기억은 조용히 사라지는지 궁금했던 모든 분들을 위해 썼습니다. 기억은 여전히 신비롭지만, 과학은 그 작동 방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많은 단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글이 기억이라는 미스터리를 조금 더 쉽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더 많은 순간을 소중히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참고 자료
- Neisser, U. and Harsch, N. “Phantom flashbulbs: False recollections of hearing the news about Challenger.” In Affect and Accuracy in Recall,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92. cambridge.org
- Craik, F. and Jacoby, L. “What Are Flashbulb Memories?” The MIT Press Reader. thereader.mitpress.mit.edu
- Talarico, J. M. and Rubin, D. C. “Confidence, not consistency, characterizes flashbulb memories.” Psychological Science, 2003. scholars.duke.edu
- “Memory Science and the Kennedy Assassination.” APS Observer, Association for Psychological Science. psychologicalscience.org
- McGaugh, J. L. “‘Significance and Remembrance’ Revisited.” APS Observer, 2015. psychologicalscience.org
- Cahill, L. and McGaugh, J. L. “Mechanisms of emotional arousal and lasting declarative memory.” Trends in Neurosciences, 1998. utdallas.edu (PDF)
- Castel, A. D., Nazarian, M. and Blake, A. B. “Attention and Incidental Memory in Everyday Settings.” The Handbook of Attention, MIT Press, 2015. castel.psych.ucla.edu (PDF)
- Crump, M. J. C. “Memory I” (on Ebbinghaus and the Murre & Dros replication). Cognition open textbook. crumplab.com
- Murre, J. M. J. and Dros, J. “Replication and Analysis of Ebbinghaus’ Forgetting Curve.” PLOS ONE, 2015. doaj.org
- Rasch, B. and Born, J. “About sleep’s role in memory.” Physiological Reviews, 2013. citedrive.com
- Feld, G. B. and Diekelmann, S. “Sleep smart: optimizing sleep for declarative learning and memory.” Frontiers in Psychology, 2015. frontiersin.org
호기심을 잃지 마세요. 평범한 것들이 말을 걸기 시작할 거예요. — 다니엘
